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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왕산 / 火旺山 / Hwawangsan(Mt) >
(자하곡-서문-화왕산성-동문-옥천리, 2003년 2월)

△ 화왕산으로 

▲ 화왕산 가는 길 

¶ 구마고속국도 창녕IC -> 창녕여고 자하곡 들머리 
¶ 구마고속국도 창녕IC -> 창녕읍 옥천리 

¶ 창녕읍에서 자하곡행 시내버스 타고 -> 남창교 -> 걸어서 자하곡 매표소 
¶ 창녕읍에서 옥천리행 시내버스 타고 -> 옥천리 주차장 

▲ 화왕산(火旺山, 756m)은 
경남 창녕군(昌寧郡) 창녕읍(昌寧邑)에 있는 산으로 가을철 억새와 봄철 진달래 군락, 3년 마다 겨울철 억새태우기로 유명하다. 임진왜란때 곽재우장군이 화왕산성을 거점으로 활약하였다. 화왕산성안에는 창녕조씨(昌寧曺氏) 득성지지(得姓之地)란 표석과 설화(說話) 안내판 뒤로 못이 있다. 예전에는 못 둘레에 갈대가 무성하였다 하나 이제는 억새가 화왕산성을 차지하고 있다. 창녕에는 철새로 유명한 우포늪(牛浦-)이 있다.

▲ 화왕산 안내도, 억새태우기 행사 안내도

 

△ 화왕산에 들어 

▲ 산행코스 

창녕여중 - 화왕산성(정상) - 옥천리 

창녕여중에서 화왕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길로서, ① 가운데 골짜기 길로 가면 화왕산성 서문으로, ② 왼쪽 릉선길로 오르면 화왕산 정상으로, ③ 오른쪽 릉선길로 오르면 화왕산성 배바위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옥천리에서 화왕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짧게는 1시간 40분에서 길게는 두어 시간 걸리는 길로서, ① 주로 계곡길인 임도를 따라 오르거나 ② 계곡길과 릉선길로 이루어진 관룡산쪽 릉선을 타고 오르는 방법이 있다. 

▲ 오후 화왕산성 둘러보기 

  화왕산성을 따라 억새밭을 둘러보는 사람들. 

 

 



▲ 저녁무렵 자리잡기 

 

 



▲ 달집에 불붙이고 북치며 불꽃놀이

 

 



▲ 불꽃놀이와 억새태우기 1

 

 



▲ 불꽃놀이와 억새태우기 2

 

 



▲ 불놀이는 끝나고

 


△ 화왕산을 되돌아보며 

▲ 생각나는 대로 

2003.2.16. 일요일 친척 결혼식 참석차 대구에 가게 되어 있었는데 정월 대보름날(양력 2.15.)에 화왕산 억새를 태운다하기에 결혼식 하루 전날 토요일 집사람과 함께 창녕으로 출발했다. 창녕에서 대구는 그리 멀지 않으니 겸사겸사 나들이가 되었다. 

정오무렵 창녕여중 부근 도로변이 주차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길가에 매달린 청사초롱에는 화왕산 억새 태우기 글자가 박혀 있다. 

낮 한시반경 화왕산성 입성. 펄럭이는 깃발 사이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 막걸리 파는 곳은 참새 방앗간. 배바위쪽으로 올라 느릿느릿 산성을 한바퀴 돌고나니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하여 자리를 잡았다. 

달집에 불 붙고 불꽃놀이 축포가 하늘로 솟으며 북소리 둥둥 울리는 가운데 화왕산성 억새밭 가장자리에 일제히 불을 놓아 억새밭이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축포소리 북소리, 치솟는 불길과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매캐하면서도 향긋한 연기냄새, 뜨거운 불길과 차가운 산바람, 약간의 두려움. 인체의 모든 감각기관을 동시에 여는 이런 순간이, 사는 동안 그리 많을 것 같지 않다. 

불길이 솟으며 산성둘레 공기를 끌어들여선지 연기가 하늘로 솟을 뿐 억새밭을 둘러싼 구경꾼에게로 오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바람이 이쪽으로 불어와 눈 깜짝할 새에 주위는 열기와 연기로 뒤덮였다. 불길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산릉선 쪽으로 급히 피한다. 불길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던 나도 삼각대를 급히 접어 카메라 렌즈가 그을리지 않도록 감싸고 산 위로 내닫는데 아차 집사람을 안 챙겼구나. 돌아보니 잘 따라온다. 

얼마후 연기가 사라진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니 마누라보다 카메라가 더 중요하단 말이야? 하고 집사람이 할 소리를 내가 먼저 말하며 웃었으나 머쓱함은 좀 남는다. 카메라맨 몇 사람은 끝까지 버티고 있었다. 대단하다. 

화왕산 억새태우기는 대자연과 인간이 연출하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다들 그것을 만끽하고 있는데 나는 사진 찍느라 그걸 100퍼센트 즐기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런 순간에는 카메라를 내팽개치고 그저 마냥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리라. 

화왕산 억새밭이 불타기 시작한 것은 오후 6시 반이 조금 못돼서 였다. 화왕산 억새밭은 10여분간 불타오르고 20여분간 사그라진다. 사람들은 불 붙은지 10분이 지나자 벌써 산을 내려가기 위해 움직인다. 불길이 어느정도 사그라진 뒤 저녁 7시이후에 산을 내려가는 사람은 출구가 막혀 산을 내려가지 못한다. 화왕산 서문에는 사람들이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모여 있으나 극소수만 천천히 빠져나간다. 화왕산 정상쪽 길도 마찬가지. 배바우쪽 길도 마찬가지겠거니하고 억새가 남은 곳에서 한숨 자며 기다리기로 했다. 출구를 뚫지 못한 사람들이 억새릉선 이곳저곳에서 쉬고 있다. 

한참 지나 다시 산성 서문으로 가보았으나 상황은 전과동. 하릴없이 옥천리쪽으로 가기위해 동문으로 갔는데 그곳 또한 마찬가지로 밀린다. 후래쉬 가진 사람이 드물었고 드라마 허준 촬영세트장 주변 길이 진창에다가 일부 얼어붙어 그곳을 지나느라 그렇게 밀렸음을 나중에야 알았다. 긴 산길을 터벅터벅 걸어내려 옥천에 당도하니 밤 11시가 다 되었다. 사람들은 도로가에 길게 늘어서서 억새태우기 행사 주최측에서 마련한 옥천-창녕간 셔틀버스를 기다렸으나 차들이 밀려선지 버스는 가물에 콩나듯이 왔다. 

옥천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지나는 차마다 세워 태워달라고 한다. 승용차고 트럭이고 탈 만한 공간이 있으면 염치불구 운전자 동의여부 불구 올라탄다. 우리는 부산에서 단체산행온 노부부와 함께 택시 합승하여 창녕으로 가게 되었다. 그부부는 밤 9시30분까지 창녕여중으로 가야하는데 도착해보니 12시가 다 되었다. 관광버스 여러 대 중에 마지막 한 대가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부곡행 그 관광버스를 발견하고 그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택시기사왈 창녕에 택시가 70대인가 170대인가 있는데 2만명 이상 관광객이 몰려들었으니... 

밤 12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꿀맛 같은 저녁을. 

정오무렵 창녕녀중쪽 화왕산 들머리에서 창녕의 특산물이라는 양파즙을 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비닐팩에 든 양파즙이라 아이디어가 좋은 것같다. 

3년에 한번씩 태운다는 화왕산 억새밭. 한쪽에선 억새태우기가 생태를 파괴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불 지를 수 있는 산이 창녕 火旺山의 화왕산성 말고 또 어디 있으랴 싶다. 산의 형세로 봐서 말이다. 

▲ 링크 


[2003-11-10] 작성
[2012-02-22] 티스토리로 편입


※ 참고자료: 댓글 옮김

from. 이명환   on 2009.02.11 11:19  (222.106.12.30) 

참 오랫만에 찾아 뵙습니다. 안녕하시죠? 댁내도 다 편안하시구요?
어제 화왕산 <억새태우기>에서 인명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보고
풀피리님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촬영차 가시지 않았나 하고......
내내 건강하시어 좋은 작품 많이 보여 주시길 바라며 그렇게 기도하겠습니다.

from. poolpiri   on 2009.02.27 09:30  (203.248.186.6) 
지난 2월 10일 화왕산 대보름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일이 아니었다면 홈지기도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장으로 달려갔을 지도 모릅니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을 앞두고 바람 방향이 바뀌는 때를 기다리며 제를 지낸 대목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시각을 정해놓고 자연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것보다 자연의 기를 살펴 사람이 거기에다 맞추는 것이 순리이겠지만 화왕산 축제는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이라 하늘의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어려운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준비가 소홀했던 점도 있는 것 같고요. 안부 묻는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명환님도 건강하시고 안전 산행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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