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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라이드쇼 대체 사진
▣ 강고트리-고무크 / Gangotri-Gaumukh (2005년 10월)
강고트리(해발 약3천미터)에서 고무크(해발 약4천미터)까지는 18킬로미터,
고무크에서 타포반(해발 약4천4백미터)까지 4킬로미터다.
인도인들은 보통 강고트리를 출발, 14킬로미터를 걸어 보즈바사에서 하룻밤 묵고,
이튿날 4킬로미터를 걸어 고무크를 본 다음 18킬로미터를 걸어내려 강고트리로 돌아간다.어둠깔린 강고트리에 도착하면 가이드들이 달라붙는다. 강고트리에서 타포반 다녀오는데 3일간 5백루피를 달라고 했다.
고무크까지만 다녀오려면 길이 잘 나 있으므로 가이드가 필요없다.
강고트리에서 고무크 가는 길은 골짜기 왼쪽에 있고 바기라티강은 골짜기 오른쪽에 있다.
강고트리에서 고무크를 향해 출발하여 한 5백미터쯤 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에 매표소가 있는 줄 몰랐다.
강고트리 국립공원이란 간판에 요금표가 붙어 있다.
매표소에 150루피 내고 입장.
매표소에서 가이드나 포터(짐꾼)가 필요하냐고 묻기에 내가 포터라고 말하자 다 웃는다.
한 젊은이가 매표소 앞에 있다가 말을 건넨다.
홀랜드에서 왔다는 그 청년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축구 잘하는 나라라며 반가워한다.
아- 히딩크의 나라 홀랜드지...그는 히딩크도 알고 최근 새로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도 알고 있었다.
둘 다 네덜란드에서 온 감독들이군. 축구가 이토록 순식간에 낯선이를 친근하게 만들 줄이야.
그는 가이드를 대동하고 있었다. 아마 타포반까지 가려는 듯했다.
입장료는 첫3일동안 외국인 150루피, 인도인40루피, 하루 추가시마다 외국인 150루피, 인도인 25루피.
(5살아래는 공짜, 5~12살 성인의 반값...인도 성지순례자는 강고트리-고무크 트레킹 루트에 한해 공짜)
상용(commercial) 필름 카메라나 상용(commercial) 비디오카메라 소지시 100루피. 상용이 아니면 무료.
4인이하 작은 텐트는 하룻밤에 50루피, 4인초과 텐트는 작은텐트의 2배 요금.
(10~15인용 텐트는 Chirwasa와 Bhojbasa에, 5~10인용 텐트는 Nandavan과 Tapovan에 허용됨)
말입장료 25루피(트렉킹일수와 관계없음)
타포반을 다녀오려는 이는 강고트리-보즈바사1박-타포반-보즈바사 또는 강고트리1박 코스를 잡는다.
이는 그야말로 강행군 일정이다. 여유롭게 머물면서 천천히 다니려면 최소 사흘 코스로 계획해야겠다.
강고트리에서 고무크 가는 길
리쉬케쉬에서 강고트리까지 약300킬로미터다.
2005년 10월 인도. 리쉬케쉬2박-강고트리1박-보즈바사1박-강고트리1박-리쉬케쉬1박 일정으로 고무크를 보고 왔다.
그 가운데 강고트리-고무크 구간 사진을 이곳에 올린다.
새벽 5시30분에 버스로 리쉬케쉬를 출발하여 낮12시에 우타르카쉬도착,
오후1시30분에 우타르카쉬를 출발하여 저녁 6시30분에 강고트리에 도착하였다.
▲ 고무크 가는 길 사진 (2005년 10월 촬영)
△ 고무크 가는 길
강고트리쪽은 아직 푸르름이 남아 있다.
길옆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플라스틱병에 담았다.
본류 바기라티강물은 흐리지만 길옆 계곡 지류의 물은 아직 맑다.
배낭에서 물병을 꺼내는 게 귀찮아서 작은 소주병에 물을 나눠 담아 다녔다.
배낭없이 거리를 나설 때,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이 작은 플라스틱병은 꽤 쓸만하다.
길가 찻집. 이 그릇에 담긴 뿌연 물로 차를 끓인다. 처음엔 그릇 씻은 구정물인 줄 알았다. 저 물에 그릇 씻으면 그 그릇 씻으나마나일 텐데... 나이든 찻집 주인은 직접 길어온 깨끗한 물이라고 말하며 차를 낸다. 더러움을 초월한 인도인이 많아 그냥 넘기기로 해놓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차를 마셨다.
그 찻집을 나와 얼마 가지 아니하여 길을 가로지르는 계곡물을 만났다. 그 물이 흐리다. 플라스틱 술병에 담아 보았다. 마셔보니 마실만 하다. 조금전 마신 차는 이 물로 끓인 거 였군.
강고트리에서 고무크까지 18킬로미터 거리에 고도차는 약 1천미터. 길은 완만하게 뻗어간다. 된비알은 없다.
보즈바사
보즈바사 사원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간이 식당이 있다.
까마귀 한 마리가가 내 식사 테이블위에 앉아 눈치를 보다 슬금슬금 다가와 쌀밥을 쪼아 먹는다.
보즈바사 둘레 산. 저 위는 암봉이고 그 아래는 토사가 강물처럼 흐른 흔적이 남아 있다.
보즈바사 아쉬람에 트레킹족을 위한 숙소와 식당이 있다.
건물안과 바깥 텐트 똑깥이 하룻밤 머무는데 2백루피다.
발전기를 돌려서 초저녁부터 서너시간 전기를 공급한다.
텐트안에 쥐가 돌아다닌다.
설봉에 쌓인 눈가루가 이곳까지 날아오기도 하였다.
텅빈 텐트안에 배낭을 놓고 바깥 구경하고 돌아가 보니, 남자 3명과 여자1명으로 한 팀을 이룬 인도 젊은이들이 들어와 있다. 여자가 노래를 부르면 남자들이 코러스를 넣거나 장단을 맞춘다. 한 시간도 넘게 그들의 감미롭고 수준 높은 노래를 듣노라니 관객이 나 하나라는 게 아깝다. 바깥 바기라티봉에는 구름이 춤을 추고 텐트에서는 구성진 인도 노래가 울리고... 나는 야 행복한 사람이로다. 이튿날 이른 아침 그들 넷은 대형배낭을 메고 보즈바사쪽으로 출발한다. 어제는 타포반쪽에서 내려 온 듯.
저녁무렵 바기라티봉에 구름이 걸려 춤을 춘다. 구름이 걸린 게 아니라 구름이 생겨나고 휘날리고...
바기라티봉
바기라티봉에 걸린 구름. 해발 3천8백 미터 보즈바사에서 해발 6천8백 미터 바기라티봉을 바라본 풍경. 여기서는 조그마해보여도 아직도 3천미터 높이 산이로세.
이른 아침의 바기라티봉. 봉화대 연기처럼 바람에 날리는 눈가루
몸을 낮춰 사진을 찍고 일어서면 어지럽고 숨이 가쁘다. 해발 3천미터에서 4천미터로 올라가는 고산지대 길이라 산소가 부족해서 인듯 하다. 저지대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 숨을 멈추는게 별 부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숨을 몰아쉬게 된다. 빨리 걸어도 곧 숨이 찬다. 완만한 길이라고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호박돌이 굴러내려와 내 옆을 스친다. 수시로 산위를 감시하며 산길을 간다.
고무크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이 조그맣게 보인다.
[고무크]
멀리 앞쪽 움푹 패인 곳이 고무크다.
이곳이 고무크(Gaumukh)다. '소의 입'이라는 뜻이란다.
강가(Ganga, 갠지스강)의 원류인 바기라티강의 발원지다. 곧 강가의 발원지다.
인도인들이 히말라야 가운데서도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다.
빙하의 동굴속에서 많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 빙하라 물빛이 흐리다.
동굴 위에서 얼음조각이 가끔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히말라야의 얼음물을 토해내는 고무크. 인도인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 물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한 서양여자가 옷을 벗고 그 물에 들어갔다. 사진은 목욕이 끝나고 명상에 잠긴 한 서양 아주머니.
고무크 둘레는 돌과 흙으로 덮여 있지만 단면을 보면 얼음덩어리다. 그동안 이 산 저 산 눈으로 보기 좋은 곳들을 두루두루 보러 다녔다. 헌데 명승도 아닌 이 황량한 풍경이 나를 울리는구나. 강물과 명상에 잠긴 저 여자가 내 가슴 깊이 묻어 두었던 삶의 문제를 건드린다. 이곳에 오는 동안 강 건너 비탈진 곳에서 외따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바로 강건너 산간 마을이지만 다리가 있는 곳까지 수킬로미터를 돌아서 올라가야하는 곳. 저런 곳에서 사는 삶도 한 삶이구나. 저 여자는 이 이국땅에 와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길가 바위에 걸터 앉아 있노라니 쉬지 않을 곳에서 쉬고 있는 나를 보고 인도인들은 고깔모자속 내 얼굴을 일부러 들여다 보고 간다.
[강고트리로 돌아 가는 길]
하산길에 다시 본 보즈바사
간이 식당겸 말몰이꾼들이 밤에 머무는 곳. 보즈바사 쪽에서 바라본 풍경
어떤 이는 졸다가 말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말 몰이꾼은 낭떠러지쪽으로 걸으며 말을 산쪽 길로 이끈다. (등산길에서 말 좌측통행, 하산길에서는 말 우측통행) 좁은 길에서 마주치면 말몰이꾼은, 걷는 이들에게 낭떠러지쪽으로 비켜서기를 바란다.
△ 생가나는 대로 1
타포반 가는 길 어귀 언덕위에 올라 젖은 옷을 말리노라니, 가이드 한 명과 배낭객 5명이 저 앞을 지나간다.
가이드가 날더러 같이 가자고 다시 권한다.
그 가이드는 마지막 찻집에서 타포반 가이드비 5백루피를 외치며 호객하던 이였다.
그들은 5명이니 1인당 100루피에 가는 셈이다.
이빨이 아프기 시작하여 진통제를 먹은 데다 강가 발원지 고무크를 아직 보지 못한 터라 선뜻 따라나서지 못했다.
고무크를 보고 나서 타포반으로 나홀로 출발했다.
앞서간 팀들이 올라가는 길을 유심히 봐 두었다. 이래뵈도 대한민국 산꾼 아닌가.
발자욱이 나 있어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헌데 길 둘레 땅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구덩이에 잘못 빠지면 저 아래로 빨려들어가는 것 아닌가 더럭 겁이 난다.
치통이 다시 도져 진통제를 하나 더 먹는다. 아무 이상없던 이빨이 왜 이곳 고무크에 와서 말썽을 부리는 건가.
결국은 타포반을 포기하고 다시 고무크로 내려왔다.
여기까지 와서 타포반을 코앞에 두고 못 가보다니...히말라야가 여기까지만 허락하는가 보다.
살아 생전 다시 타포반에 가 볼 날이 있을까...
아프던 이빨은 뿌리쪽에 금이가서 뽑아야 했다.
△ 생각나는 대로 2
꿈결같은 히말라야에서 일상으로 돌아온다.
여행을 떠날 때 샌들을 신고 갈 것인지 등산화를 신고 갈 것인지 한참 망설이다 등산화를 신고 갔다. 이쪽 가르왈 히말라야 쪽을 구경하라고 그리 한 것 같다.
옷은 등산용 춘추복 바지 하나, 여름용 등산바지 하나, 여름 등산용 지퍼티 둘, 기능성 방풍폭 얇은 것 하나를 가져갔다. 강고트리에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며 바지를 2겹 입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벗었고, 보즈바사에서 이른 아침 고무크로 출발할 때도 껴입었다가 벗었다. 이른 아침에는 집티에다 방풍복 입었지만 해가 떠오르면 다 벗고 윗옷은 얇은 집티 하나만 입었다. 10월 하순 강고트리 보즈바사는 밤에만 추웠다고 할 수 있다. 여름용 침낭을 가져갔는데 숙소에서 제공하는 두꺼운 모포가 없었다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
기능성 짚티나 바지는 밤에 빨아 아침에 덜 말라도 그냥 입고 나서면 금새 뽀송뽀송해진다.
[2006-01-27 작성]
[2012-03-24 티스토리로 재편]
[2012-12-24 슬라이드쇼 삽입] [2022-11-08 슬라이드쇼 에러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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