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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전(左傳)"을 고찰해보면 "弗"이 주관의지의 부정에만 사용될 수 있었고 "不"에는 그러한 용법이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후한 말기의 학자 하휴(何休)가 말하기를 "弗"은 "不"보다 진한(강한) 표현라고 하였으니 이를 그 근거로 삼을 수 있다. "弗"은 확실히 비교적 강한 어기(말투)이기 때문에 가정·추측·미래 등 불확실한 어기인 경우에는 쓸 수 없다. 정성수(丁聲樹) 이래 보통 "弗=不+之" 라고 여긴다. 하지만 좌전을 고찰해보면 이 설은 타당하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弗"은 목적어를 대동(수반)하지 않는 타동사에 뿐만아니라 목적을 가진 타동사나 자동사 그리고 형용사 등의 부정에도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弗"은 목적격 대명사를 포함할(대동할) 수 없었다.  또한 역사적으로 갑골문으로부터 한대에 이르기까지 "弗"은 목적어를 (모두, 다, 이미) 대동할 수 있었다. 단지 "弗"의 사용 빈도가 낮아져 "弗"이 목적어를 대동하는 용례도 줄어들었을 뿐이다.  "좌전"에서 弗이 목적어를 대동할 때 목적어는 모두 동사 뒤에 자리했다. 이는 선진시대 부정문의 목적어가 동사의 앞에 있었던 현상과 상반된다. 이 독특한 현상은 어기를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좌전의 "不"과 "弗"은, (서로) 다르게 사용되었지만 혼용한 사례도 있다는 점은 확실(분명)하다. 한대 이후의 문헌에 "弗"은 쓰임이 줄어들어 위진남북조 이후에는 의고문을 제외하면 "弗"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는 바로 "不"이 "弗"을 대체하는 용법에 기인한 것이다. "좌전"에 이미 그 싹(조짐)이 보인다.


출처 : http://kisschn.kstudy.com/journal/thesis_name.asp?tname=kiss2002&key=1817559
        <左傳>의 不 과 弗 의 用法에 대한 考察, 백은희(白恩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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